건어물녀에 대한 연애 철학 1
건어물녀로 산다는 것
링크가 제대로 뜨려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글들입니다. 건어물녀의 전제조건은 회사에서는 완벽한 OL이라는데 있다는 썰도 있는데, 이 글은 건어물녀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네요.
무엇보다도 건어물녀의 가장 좋은 점은 자기 자신을 잘 안다는 데에 있다. 퇴근 후 자기 자신이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어떤 방법으로 주말을 지내는 것이 즐거운 줄도 알게 된다. 그 뿐 아니라 꼭 많은 사람을 곁에 두고 있는 것만이 근사한 것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또 그 많은 사람을 일일이 정기적으로 만나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러니 생활의 중심축이 잡히고 무엇보다도 소중한 건 자신만의 공간과 자기만의 온전한 시간이다. 그것이 잠으로 소비되든, 카톡으로 소비되든, 어디론가 향하는 버스 안에서 소비되든 말이다. 그리고 '아무거나 집어먹지 않게' 된다. 건어물녀의 특성상 그다지 남자에 배가 고프지 않을 뿐더러 굳이 누군가를 사귀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든다고 해도 감성이 이성을 치고 올라올 리는 없다는 것이다.(물론 본인의 성격과, 근성, 나이, 철이 든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주말에 만난 과동기 친구가 연애가 귀찮답니다. 주말마다 만나고, 데이트하고, 투닥거리는 일련의 과정이 귀찮고 피곤하답니다. 그런 건 어릴 때 하는 거라면서요. (그래 우린 어리지 않다 ㅠㅠ)
마망은 말씀하십니다. 요즘 사람들이 다 그런 것 같다고. 삶이 팍팍하고 피곤하니까 주말이면 그냥 집에서 쉬고 싶어한다고. 집-회사-집-회사 밖에 할 수가 없는 거라고. 그러게요, 집에 다녀오겠습니다-라잖아요. 모두 나와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는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수준은 절대 아니지만요)
그러고보면, 대부분의 현대인들, 그것도 사회 생활이 적당히 익숙해지려고 하는 제 나이 언저리의 사람들은 어느정도 건어물녀/초식남의 끼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도가 더하냐 덜 하냐의 차이일 뿐. 연애파인 제 동생조차도 집에 오면 라면 끓여먹고 침대에 누워 무한도전이나 보다가 잠드는 걸요. 여자친구가 일이 있어 주말에 만나지 않아도 된다, 하면 아싸~!!를 외치면서요.
며칠 전 신문 특집 기사에서 CEO가 되고 나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빠른 시간 안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려고 욕심부리는 일이라고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CEO는 총사령관이지 돌격대장이 아니기에, 시간을 갖고 큰 그림을 그려야한다고. CEO만이 아니라 사람들 모두가 때로는 아무 일 하지 않고 멍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요. 인간 관계도 좋고, 자기 계발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서 멍때리면서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방향을 잃지는 않았는지 점검하는 시간들이 필요한 것 같아요.
샤워하다가 문득,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에게도 지금의 나와 같이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이 있었을 거라고, 그러니까 지금 나의 굴곡없는 편안함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